민성: 귀가 들리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절망하지 않는다. 마냥 낙천적이지도 않다. 그저 묵묵히 눈에 띄지 않고 살아가기 위해 고민하며 살아간다. 어두운 장소. 아주 옅은 푸른빛이 떠오른다. 뽀그르륵, 물 속에 잠긴듯 모든 소리가 먹먹하고 내뱉는 숨이 공기가 되어 흩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그 곳엔 민성이 홀로 서있다. 민성: 꿈을 꾼다. 내가 아주 깊은 물...
퇴근길의 붐비는 버스. 오드리는 검정색 긴 코트를 입고 옅은 녹색의 스카프를 두르고 있다. 품에 가방을 꼭 끌어앉고 버스 좌석에 앉아있다. 오드리: 오늘도 긴 하루가 끝나갑니다. (가방을 쓰다듬으며) 오늘도 이 가방은 제법 무겁네요. 자주 깜박거리는 탓에 필요한 물건은 일단 가방에 전부 넣어놓고 다니는 것이 습관이 된 탓이래요. 뭐, 때론 힘들때도 있지만 ...
1장. 시작의 장소로 먹구름이 낮게 깔린 잿빛 하늘과 넓게 펼쳐진 수평선. 그 바다 한가운데를 작은 페리 한 척이 달리고있다. 바람이 제법 부는 탓에 페리는 잔잔할 틈 없이 일렁인다. 페리 안에는 서너명의 사람이 타고있지만 그들은 이미 이것에 익숙한 듯 잠을 자거나 책을 읽으면서 평온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문의 바로 앞자리 창가에 앉은 다온만이 홀로 그 ...
나: 작은 회사를 열심히 다니고있는 평범하고 소박한 회사원. 회사에선 정팀장으로 불린다. 김팀장: 나의 절친한 입사동료이자 다른 부서 팀장. 작은 회사이기 때문에 바로 옆자리에 앉아서 허물없이 일한다. 볕이 따사롭게 들어오는 어느 겨울의 낮. 점심시간이 한창인 사무실엔 나른함이 만연하다. 나는 이른 점심식사를 마치고 사무실에 들어와 자리에 앉는다. 아직 군...
이 편지가 지금 당신의 자전거 뒤에 타고있던 작은 아이의 먼 미래에서 온 것이라면 어떤 말을 하실까요. 하지만 놀랍게도 작은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저는 등 뒤의 꼬맹이의 20년도 더 된 미래이고 변함없는 할아버지의 맏손녀랍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던 그 왈가닥이 이제는 어엿한 어른이 되어 치열한 세상을 멋지게 싸우며 살아가고 있습니다.어떤 말을 적어야할까 ...
유나: 30대, 평범한 회사원. 취미는 연주회 관람. 어린 유나: 피아노를 너무 좋아하는 10살소녀. 2023년 12월 17일 저녁. 거리에 환한 조명들이 반짝이며 화려하게 수놓인 연말. 겨울이 깊어감에 따라 광장엔 구세군 종소리가 울려퍼지고 사람들의 얼굴엔 모종의 기대와 설렘이 가득하다. 유나는 퇴근길 서울 한복판을 지나며 그 풍경을 눈으로 훑는다. 거리...
나: 고3. A의 친구였지만 사소한 이유로 말다툼을 한 이후에 화해하지 못하고 A와 서먹한 관계로 지내고있다. A: 나의 고등학교 생활의 첫 친구. 나와 말다툼 이후로 자신을 냉랭하게 바라보는 나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사이가 멀어졌다. 고등학교 졸업식. 온 교실이 들 뜬 분위기에 떠들썩하다. 삼삼오오 모여서 사진을 찍거나 졸업 축하 선물로 받은 것들을 자랑하...
고고: 취준생. 디디와 함께 달동네 반지하에서 함께 산다. 학원에서 공부하고 늦게까지 아르바이트를 한다. 디디: 배우 지망생. 고고의 반지하 룸메이트. 평소엔 공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언덕 비탈에 옛 주택들이 따개비처럼 빼곡하게 들어않은 달동네 반지하. 까치발을 들어야 겨우 밖을 내다볼 수 있는 높이에 있는 좁은 창에서 어스름한 새벽 빛이 새어들어온다....
페트로슈카: 꼭두각시 인형. 마녀의 힘으로 생명을 얻고 인간으로 다시 태어난다. 소녀: 마을 어귀에 사는 소녀. 흰 머리칼과 붉은 눈 때문에 마을에서 따돌림 당한다. 마녀: 페트로슈카를 만들었다. 성미가 급하고 고약하다. 겨울, 앙상한 나뭇가지 위에 새아얀 눈꽃이 가득 피어있은 깊은 숲. 빼곡한 나무들 사이에 숨겨진 마녀의 작은 오두막이 있다. 마녀의 오두...
나: 부끄러움이 많다. 아빠: 묵묵하고 무덤덤하다. 때문에 엄마에게 오해를 자주 산다. 엄마: 다정하고 따뜻하다. 감정표현이 직설적이라 늘 아빠를 답답해한다. 평범한 가정집의 거실. 늦은 저녁. 거실의 한쪽 벽에 놓인 TV에서 자연 다큐멘터리가 한참 방송되고 있다. TV가 놓인 장 옆에는 서류더미가 쌓여있는 작은 책상이, 그 맞은편 벽엔 아담하고 심플한 디...
나의 사랑하는 이들에게, 한때는 죽음을 벗삼아 지내던 시절이 있었음을 고백하는 것으로 글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그때만 하여도 나는 늘 죽음을 곁에 두고 살며 언젠가 죽음의 손을 잡고 홀가분히 떠나고싶단 생각으로 살았습니다. 빌딩 옥상에, 커다란 나뭇가지에, 도로에, 강물에, 심지어 책상에... 시선이 닿는 곳마다 죽음은 언제나 나에게 손을 흔들었고 나 또한...
여자: 30대 존속살해범. 생활고의 압박에 못이겨 모친을 살해하고 자신도 자살하려다 실패하고 자수했다. 변호사: 여자의 변호인. 여자가 저지른 살해가 간병비극임을 주장한다. 기자: 여자의 이야기를 취재하는 기자. 매우 보수적이다. 이순경: 여자의 동네 파출소에서 근무한다. 살해 후 자수한 여자를 처름 발견한 사람. 박경장: 여자의 동네 파출소에서 근무한다....
자유로운 창작이 가능한 기본 포스트
소장본, 굿즈 등 실물 상품을 판매하는 스토어
정기 후원을 시작하시겠습니까?
설정한 기간의 데이터를 파일로 다운로드합니다. 보고서 파일 생성에는 최대 3분이 소요됩니다.
포인트 자동 충전을 해지합니다. 해지하지 않고도 ‘자동 충전 설정 변경하기' 버튼을 눌러 포인트 자동 충전 설정을 변경할 수 있어요. 설정을 변경하고 편리한 자동 충전을 계속 이용해보세요.
중복으로 선택할 수 있어요.